#정유정 #완전한행복 #은행나무
책 속 문장
🤍 인간은 자신의 믿음에 따른 우주를 가진다. 결함도 결핍도 없는 완전성이 아내의 우주였다. 행복은 가족의 무결로부터 출발한다고 믿고 있었다.
🤍 먹고 싶지 않았다. 아니, 먹을 수가 없었다. 고개 숙이고, 거절당하고, 하하 웃고, 도로 위를 끝없이 달리면서 마음에 꽃을 심는 아버지의 돈으로는 아무것도.
🤍 가능한 것이 쉬운 것은 아니다.
🤍 그녀는 갈비뼈 밑으로 서늘한 기운이 번지는 걸 느꼈다. 지유를 둘러싼 모든 것이 쓸쓸해 보였다. 아이의 등 뒤에 버티고 있는 커다란 이층집도, 지붕 위에서 날뛰는 낙엽과 잿빛 하늘도. 이이의 그림자처럼 옆에 서 있는 화단 측백나무도.
🤍 뭔가를 선택할 땐 가장 소중한 게 뭔지를 생각하면 돼.
🤍 그들은 사이코패스보다 흔하다는 점에서 두렵고.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지만 정작 자아는 텅 비어 있다는 점에서 비극적이며. 매우 매혹적이라는 점에서 위험한 존재다. 그들에게 매혹된 이는 '가스라이팅' 에 의해 길들여지고 조종되고, 황폐화된다.
🤍 언제 부턴가 사회와 시대로부터 읽히는 수상쩍은 징후가 있었다. 자기애와 자존감, 행복에 대한 강박증이 바로 그것이다. 자기애와 자존감은 삶에 중요한 의미를 기지는 미덕이다. 다만 온 세상이 '너는 특별한 존재' 라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상하기 그지 없었다.
물론 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하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받아야 한다. 그와 함께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마땅하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 믿는 순간, 개인은 교류를 위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시민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른 것을
리뷰
💜 이유책방님 추천으로 읽게 된 책. 정유정이라는 작가가 너무 익숙해서 누구인가 싶었는데 7년의밤 작가셨다! 당시에도 되게 몰입해서 읽었던 것 같은데 이 작품 역시 엄청엄청 몰입해서 읽었다. 누가 범인일까,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를 추리하는 느낌의 소설은 아니지만, 유나는 왜 그랬을까, 설마 잔짜 죽였을까, 를 느끼며 한장한장 넘기는 재미가 있었다.
제목만 봤을 때는 뻔하디뻔한, 행복에 대해 텍스트로 지껄이는 그런 책일까, 싶었다. 막상 읽고나니, 왜 저런 제목으로 지었는지, ‘완전’은 무엇이며 ‘행복’은 또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추상적인 개념에 이렇다저렇다 정의를 붙이고 쫓으니 이런 사달이 나는거 아니겠냐고.
정유정 작가 관련 글을 좀 찾아보니 2021년 도서전에서 왜 사람들이 강박적으로 자기애를 추구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다가 이런 글을 적으시게 된 것 같다. 극단적인 자기혐오에 빠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강박적으로 자기애와 자존감을 높일 필요는 없다는 것. 완전한 행복. 나도 항상 자기혐오와 자기사랑 사이에서 오락가락하고 갈등하는 한 독자로서 오랜만에 좀 흥미로운 책 만났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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