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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ee_attic 독서기록

#4 박상영 _ 대도시의 사랑법

by so0 2023. 5. 26.

#박상영 #대도시의사랑법 #창비

 

 

 

 

책 속 문장

🤍 그를 안고 있는 동안은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았는데. 마치 우주를 안고 있는 것처럼.

🤍 너 유치원 다닐 때였나. 한번은 너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 애가 유치원이 끝난 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집에 오지 않더라. 전화해보니 유치원 버스에도 타지 않았다고 하고. 친구 집에 간다고 했대. 난리가 났지. 신발만 대충 꿰어 신고 나와서 유치원에서부터 허겁지겁 너를 찾는데 멀리 네 뒷모습이 보였어. 나는 가만히 네 뒤를 따라갔다. 네가 두발쯤 걷다 자꾸만 멈춰 서기에 뭐 하나 봤더니, 거리에 있는 모든 가게 앞에 서서 일일이 들여다보고 관찰하고, 때로는 만져도 보고 그러고 있더라.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그 모습을 뒤에서 보는데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덜컥 무섭더구나. 네가 더이상 내가 아는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에. 네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네가 걷고 싶은 길을 너의 속도로 걷는 게, 너만의 세계를 가진 아이라는 게 그렇게 섭섭하고 무서웠다.

🤍 새벽의 이화 사거리는 자욱하게 낀 미세먼지마저도 아련한 효과처럼 느껴질 지경이어서, 우리는 모든 게 다 망한 디스토피아에 오직 두 사람만 남은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집까지 걸어갔다.

리뷰

💜 편집자K유튜브 보고 한번쯤 읽고싶었던 책이었는데 친구한테 선물로 받았다.

작가가 규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가 느껴져서 몽글몽글했던 책이다. 안개가 자욱한 상황에서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우기의 상황에서도 흠뻑 젖어서 서로를 원하는 장면이 너무 예뻤다.

제목이 왜, 굳이 '대도시'의 사랑법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중간쯤부터는 그냥 연애소설 같은 느낌이라 조금 아쉽구,, 특별히 확 와닿는 부분은 없었다. 그래도 단편같이 술술 읽혀서 좋았던 책